방 안의 공기는 무겁지 않았다.
서로의 칼 끝을 겨누던 적장이지만, 오늘 만큼은 싸움을 끝내고자 하는 결심이 먼저 자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세 사람 앞에는 얇은 서류가 한 장씩 놓였다. 그것은 이미 논의된 휴전선언문의 원본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조용히 말했다.

“오늘 이 자리는 새로운 조건을 만드는 곳이 아닙니다. 이미 합의하신 대로, 두 분께서 각자의 정치적 운명을 걸고 선택하신 결단을, 서로 눈앞에서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이 장면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앞에 놓인 서류 보며 말을 이었다.

“오늘의 합의는 단순합니다.
우크라이나는 NATO 가입을 포기하고, 러시아를 적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러시아는 군사적 확전을 중단하고, 분쟁지역을 직접 지배하려는 시도를 멈추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그는 문장을 멈추고 두 정상의 눈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그 지역은 대한민국이 책임집니다. 특별 경제구역, 첨단 산업 공단으로 조성하여 양국 모두가 투자하고,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될 것입니다.”


푸턴이 낮게 웃었다.

“즉, 우리가 서로 차지하려 싸우던 땅을, 대한민국이 대신 관리한다는 말이지.”

대한민국 대통령은 단호히 답했다.

“맞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관리가 아닙니다. 두 나라의 젊은이들이 총 대신 도면을 들고, 군수 대신 반도체와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게 될 겁니다.
세계 곳곳에서 이 첨단산업에 뛰어들고 싶어하는 국가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두분의 결심으로 이 곳이 먼저 혜택을 받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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