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준비됐습니다.”

짧은 보고가 끝나자 방 안이 숨조차 삼가듯 조용해졌다. 누군가의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천천히 숨을 골랐다. 손끝은 약간 떨렸지만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

NATO 가입의 꿈을 내려놓고, 끝나지 않는 전쟁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이 순간은 자신의 정치 인생을 넘어,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꾸는 선언이었다.


카메라에 붉은 불빛이 들어왔다. 그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울려 퍼졌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세계 시민 여러분. 오늘 저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 무거운 결정을 발표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파괴와 희생을 원치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크라이나는 NATO 가입을 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를 적대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순간,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국제사회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문장이 전파를 타고 퍼져 나갔다. 대통령은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러시아에 조건 없는 휴전을 제의합니다. 전투는 즉각 중단되며, 세계가 증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이 선택은 두려움의 결과가 아니라, 평화를 향한 용기의 표현입니다.”


그의 어조는 담담했지만, 눈동자 깊은 곳에는 수년간의 피로와 결단이 응축돼 있었다. 그는 전장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재블린 미사일로 전차를 단숨에 무력화하던 병사들의 영상, 하이마스가 멀리 떨어진 탄약고를 불태우는 장면, 드론이 가공할 속도로 전선을 바꾸던 순간들을 대통령은 기억하고 있었다. 기술이 바꿔 놓은 전쟁의 참상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이 선언은 단순한 정전 요청이 아니었다. ‘전쟁을 가능하게 한 구조’를 바꾸자는 신호였다. 총을 내려놓는 순간, 이전의 전술적 우위도 함께 종결되어야 한다는 요구였다. 이제부터는 전쟁이 아니라 복구와 재건의 경쟁이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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